일! 왜하는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은행에 입사하여 나름 취업에 성공한(?) 선배의 추천이었다. 난 이 책의 제목만 듣고도 ‘아, 내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이제 나도 취업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부끄럽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뚜렷한 목표나 포부가 없고, 간절히 원하는 직업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대부분 피하고 싶은 업종들뿐이었다. 이처럼 일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이 내게 깊이 와 닿았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에 대해 짧게 소개하자면, 27세에 세계적인 전자부품 기업인 교세라와 일본 내 2위 통신회사인 KDDI를 창업하였고, 현재 차세대 경영자들이 모여 경영철학을 공부하는 경영 아카데미 ‘세이와주쿠’를 설립해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일본에서는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 중 한 명이자 ‘살아 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성공비결을 말해주나 그것은 일을 풀어가는 방식이나 특별한 기술, 처세술이 아니라 결국 그 일을 하는 자신의 마음가짐이라고 한다. 저자는 일을 하는 행위가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원초적인 목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격수양의 한 가지라고 말한다. 그렇다 일을 단순히 일로서 마주하고, 먹고 살기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업무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이고, 성과 또한 좋지 못하거나 수준유지에 그칠 것이다. 저자는 도산 직전의 세라믹회사에 들어가 연구를 맡았는데, 그는 세라믹분야에 문외한에다가 회사의 지원도 전무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회사를 살려내고 세라믹분야의 선구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단 한번의 마음가짐 변화였다. 그도 처음엔 좌절하고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이왕 자신이 맡게 된 일에 집중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업무성과에 대한 집착을 떠나 일 자체에 애정을 갖고 즐겁게 해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일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끊임없는 연구의 끝에 유명 회사나 전문가들조차 개발을 포기한 파인세라믹 제품을 20대에 혼자 힘으로 개발하게 되었다.
‘교세라’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직원들이 어떤 연구에서 목표한 성과를 얻기가 어려워 낙심하고 좌절하였을 때 그는 직원들에게 마지막으로 신께 기도 드렸는지 묻는다. 이 말의 의미는 단순히 신앙적 믿음에 기대보라는 것이 아니라, 이제 더 이상은 손댈 수 있는 것이 없어 마지막으로 신께 기도하는 수밖에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고민해보았는가 라는 의미였다. 이 일화가 책을 읽으며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었는데, 훌륭한 리더가 주변에 어떠한 파급효과를 만들 수 있고, 올바른 경영철학이 왜 필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갖지 못한다. 일이란 반복적이고 지겨운 것이며 노동은 어떻게든 피하고자 한다. 그런데 우리가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면 좀처럼 해당분야에서 벗어나 다른 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자신이 평생을 할 수도 있는 일을 ‘일’이라고만 여겨 임한다면 아마 그 일에 대한 권태가 평생 따라가게 될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대학교수의 추천을 받아 첫 직장인 ‘쇼후’ 공업에 들어갔다. 취업당시 불경기로 그저 취업을 위해 입사했을 뿐, 그의 적성은 아니었다. 한편, 우리들은 아직 취업하기 전까지 남은 시간이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더 찾아 볼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다시 말해, 책의 저자는 반강제로 입사하여 불굴의 투지로 성공한 것이라면, 우리들은 그보다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하겠다. 나는 내 일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는가.. 그런 것 같다. 일이나 학업이 마지못해 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라, 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해야하고, 나아가 일 자체가 즐거워 절로 노래가 나온다면 그것이 곧 성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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