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탁류 / 채만식

under3sky 2019. 1. 18. 22:55






 배경

 

  일제시대 1930 ~ 1940년대 군산과 서울

 



 등장인물

 

초봉 : 미인으로 아버지의 친구 박제호의 약국에서 일을 한다. 여러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으나 기구한 운명으로 결혼 후 세 명의 남성에 걸쳐 동거를 한다. 순수한 소녀였지만 만나는 남성들의 추악함에 치를 떨고 딸에 대한 애정으로 후반부에는 억센 성격을 나타낸다.

 

고태수: 얼굴생김이 준수하나 눈에 매우 독이 올라 보인다고 묘사. 서울에서 은행원을 하다가 군산으로 전근오고 한참봉과 김씨 부부의 집에 하숙을 하게 된다. 은행업무는 성실하게 곧 잘하나 김씨와 정을 통하는 등 주색을 탐하고 도박을 하다가 빚을 지고 결국엔 은행고객의 돈에 손을 댄다.

 

박제호: 말대가리, 대머리 등 부정적으로 생김이 묘사되고 말솜씨가 좋다. 정영배(초봉의 아버지)와 같은 서천이 고향인데 군산에서 약사를 하고 있다. 전처와 이혼 후 윤희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자신의 약국에서 일을 하던 초봉이에게 친구의 딸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서울에서 그 욕망을 드러낸다.

 

장형보: 허리가 휘고 얼굴생김이 기괴한 것으로 묘사. 도박장을 기웃거리다가 서울에서 고태수를 만났다. 일정한 직업 없이 고태수와 도박장과 요릿집을 다니고 돈놀이로 인생을 역전해보겠다는 허황된 생각을 갖고 있다.

 

남승재: 서울에서 고아로 자랐지만 의사에게 입양되었는데 양아버지가 돌아가신다. 군산의 의원에서 일을 하며 의사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초봉이의 집에서 하숙한다. 생김은 평범하나 내성적이고 모난 성격없이 마음이 넓다. 사비로 가난한 사람을 치료하며 내 기억으론 이 책에서 유일하게 일제의 탄압에 대해 슬퍼하는 인물로 묘사되었다. 초봉이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고태수보다 먼저 전하지 못하고 자신의 길을 간다.

 


  줄거리

 

  초봉이는 몰락한 양반집 사남매 중 맏딸로 얼굴이 미인이다. 그녀를 흠모하던 고태수와 결혼을 하지만 고태수는 그를 마땅치 않게 여겨왔던 장형보의 꾐으로 곤경에 처하다가 살해되고 장형보가 초봉이마저 겁탈한 후 임신하게 만든다. 초봉이는 남편 고태수를 장례시킨 후 서울로 떠나면서 아버지의 친구인 제호를 만나고 동거하는데 얼마 후 장형보가 찾아오자 제호는 원래 부인에게 떠난다. 승재와 여동생 계봉이가 초봉이를 형보로부터 떼어낼 방책을 세우지만 그 방책이 실행되기 전에 초봉이와 형보 사이에 사단이 일어나고 초봉이는 형보를 살해한 후 징역형을 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느낌

 

  다소 자유로운 배우자 선택이 가능하나 경제적 형편이 매우 중요시 된다. 일제의 만행보다는 특히 조선인 남성들의 외입 등 비윤리적인 면이 부각되었다. 일본인의 조선인에 대한 지배자로서의 태도를 알 수 있는 장면이 몇 번 나오는 것에 그친다. 일제시대에 신문에 기고된 연재소설이었으므로 신랄하게 비판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제시대 지식인들의 좌절과 몰락에 대한 안타까움이 여성의 삶을 바탕으로 나타나면서 그 비극성이 강조되었다고 해야 할까. 시작배경이 군산이나 이 곳이 고향인 인물이 거의 없다.

  이 사회에서도 현재를 볼 수 있다. 결핍에 대한 항거는 위로 향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을론을박이라는 프레임의 장에서 서로 헐뜯는다. 능력이 있음에도 개선의지를 상실한 채 무기력에 빠져 사익을 채우는 데에 급급한 태수. 반대로 소극적이고 평범하지만 자신이 할 일에 신념을 가지고 묵묵히 실천해나가는 승재와 같은 민중이 앞으로의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는 것이다. 나에게도 태수와 같은 무기력증과 승재와 같은 어리숙함, 형보와 같은 한탕주의에 대한 판타지가 잠재되어 있다. 앞으로 어디에 가까워질 것인가